6살 딸아이에게 무언가 자율적으로 좋은 습관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엄마, 아빠는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하며 부탁도 해보고, "이렇게 해야 돼!, 이러면 안 돼!" 하고 강압적으로 얘기도 해보지만, 딱 그 순간 일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던 때, "참 잘했어요" 도장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 육아엔 정답은 없다. 다만 참고용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참 잘했어요" 시작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문방구에 가거나 마트에 가면 장난감, 인형, 스티커 등 아이들을 사로잡는 것이 사방에 널려있다. 우리 딸아이도 "이거 갖고 싶어" 저거 갖고 싶어" 하며 떼도 쓰고, 심지어 울 때도 있다. 처음엔 무조건 "안돼, 안돼", "집에 비슷한 거 있잖아"등 얘기를 하며 안 사주는 쪽으로만 얘기를 해왔었다.
어느 날, 유치원 픽업 후, 아이와 둘이 마트를 간 날이었다. 평소와 동일하게 장난감 쪽으로 가자며 내 손을 흔들었고, "가서 보기만 하는 거야" 하며 아이손에 이끌려 따라갔다. 평소 같으면 "안돼, 안돼"를 4~5번 정도 하면 그만둘 텐데, 이 날따라 유독 때를 많이 쓰길래 "오늘은 안되고, 착한 일 10번 하면 사줄게" 하고 달래며 빠져나왔다
딸아이가 "아빠! 착한 일이 뭐야?" 물었는데, "엄마, 아빠 말 잘 듣는 거야"라는 것보다는 기준을 정해주면 좋을 것 같아 집에 가서 2가지 기준으로 먼저 세웠다. "하나씩 할 때마다 도장을 하나씩 찍어줄게"
1. 아침에 일어나서 스스로 이불 개기
2.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않기
결과는 너무 놀라웠다. 장난감 인형에 대한 집착이었을까?! 그렇게 이불 개라고 얘기하고,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해도 안됐는데, 아이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이불을 개고 A4 종이를 가져와서 도장을 찍어달라고 하고, 밥을 먹고 도장을 찍어달라고 가져왔다.
"참 잘했어요" 업그레이드
첫 상품 인형을 사주고 난 후, 도장기준을 좀 더 세분화하기로 했다. "말 잘 듣는 항목을 2가지에서 4가지로 늘리고", "상품에 대한 기준도 도장 개수에 따라 상품을 차별화"했다 (아이가 아직 돈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마트에서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아래와 같이 정립했다)
[말 잘 듣는 항목]
1. 아침에 일어나서 스스로 이불 개기
2.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않기
3.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10번씩 소리 내어 읽기
4. 유치원 숙제할 때 소리 내어 읽으며 하기
[상품 획득 기준]
1. 도장 10개: 3~5천 원 내 구매할 수 있는 스티커류
2. 도장 20개: 7천~1만 원 내 구매할 수 있는 조금 한 인형 혹은 스티커
3. 도장 30개: 1~1.5만 원 내 구매할 수 있는 인형 혹은 장난감
4. 도장 40개: 1.5~2만 원 내 구매할 수 있는 인형 혹은 장난감
첫 상품 획득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놀라울 정도로 딸아이가 위 4가지 항목을 하루도 안 빠지고 지키고 있다. 1년넘게 수십 번-수백 번 얘기했도 잘 안 됐던 것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두 달 동안, 도장 10개짜리 + 도장 30개짜리 + 도장 20짜리, 총 3개의 상품을 획득하였다.
어린 나이한테 벌써부터 너무 "돈"으로 유혹?!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어렸을 때부터 이런 식으로 경제가치 (자연스레 비싼 건 더 도장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를 배우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반복적으로 행한 것들은 몸이 기억하기 때문에 추후 상품을 더 이상 필요치 않은 나이가 되어도 이 행동들은 습관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 한다.
위에 언급했듯이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한번 도입해보셔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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